지난 금요일, 롱아일랜드에서 강현석 증경회장님과 점심 일정을 마치고 보스턴으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구글맵은 롱아일랜드 동쪽 끝에서 코네티컷으로 이어지는 길을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지도 위에 바다를 가로지르는 길이 보이기에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넓은 바다 위에 참 긴 다리가 있나 보다.”
그런데 막상 섬 끝에 도착하니 다리는 보이지 않고 광활한 바다만 펼쳐져 있었습니다. 차를 배에 싣고 건너야 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8시에 보스턴 장로교회(담임목사 장성철)에서 헌신예배 설교를 인도해야 했는데, 다음 배는 오후 5시 출발이었습니다. 부목사님께 전화를 드려 시간에 맞출 수 없을 것 같다고, 다른 대안을 찾으셔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교회도 저도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배에 오른 뒤 다시 검색해 보니 교통이 풀려 8시 전후에는 도착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교회에 다시 연락을 드리고, 배 위에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의 뜻이 있으시다면 준비한 말씀을 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가는 길은 막혔지만 기도는 드릴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 맡기고 마지막으로 말씀을 정리하며, 함께 동행한 17대 이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멈춰 선 시간이 오히려 평안했습니다. 그리고 배에서 내려 교회에 도착한 시각이 정확히 저녁 8시 정각이었습니다. 준비한 말씀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은혜를 누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이 일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우리의 일터와 인생의 여정에도 이런 순간이 참 많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길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 보니 길이 막혀 있을 때, 계획한 일정이 어그러질 때, 믿었던 사람이 떠나갈 때 말입니다. 그럴 때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라는 말씀을 잠시 멈춰 묵상해 봅니다. 길이 막혀 있을 때에도 주님의 인도하심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가는 길이 막힐 때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첫째, 조급해하지 말고 잠시 멈춰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막힌 길 앞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대개 서두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멈춰 선 그 자리에서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어떻게 빨리 갈까”가 아니라 “주님, 무엇을 원하십니까”입니다. 하나님은 때때로 우리를 멈춰 세우셔서 그분의 뜻을 듣게 하십니다.
둘째, 기도와 감사를 잃지 않고 그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상황은 막혔어도 기도의 길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빌 4:6). 사도 바울은 염려의 자리에 기도와 감사를 두라고 권합니다.
셋째, 우리를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굳게 붙드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시 23:6). 우리가 즐겨 부르는 찬양 “Goodness of God”은 바로 이 말씀을 노래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이 우리 뒤를 부지런히 따라온다 (running after me) 는 것입니다. 우리가 의식할 때에도, 전혀 의식하지 못할 때에도 주님의 선하심은 우리를 끊임없이 따라오고 계십니다.
가을이 깊어 갑니다. 이번 주에도 우리 회원들은 각자의 일터에서 치열한 한 주를 살아내실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매출을 걱정하고, 어떤 분들은 사람 문제로 씨름하며, 또 어떤 분들은 결정을 앞두고 밤잠을 설치기도 하실 것입니다. 가는 길이 막혔다고 느껴지실 때, 잠시 멈추어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보시면 어떠실지요.
지금 길이 막힌 것처럼 느껴지는 회원님들이 계시다면, 그 막힘이 끝이 아니라 주님께서 예비하신 또 다른 길의 입구임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실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기도드립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이번 한 주도 우리 사랑하는 북미주 KCBMC 모든 회원과 가정과 일터 위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가득하시기를, 그리하여 우리를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시는 주님을 더욱 굳게 붙드시는 한 주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북미주 KCBMC
권혁민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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